종교2013. 10. 14. 12:58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응당 머무르는 바 없이 마음을 일으켜라."


오늘 4주에 걸쳐 불교철학 강의를 듣고 책걸이 겸 교수님들과 함께 자리를 가졌다. 
마지막 주 강의에서 나는 교수님께 내 스스로 이해하는 '공(空)'에 대하여 말씀드리곤 
그 사상이 줄 수 없다고 느껴지는 것에 대하여 여쭤보았다. 

교수님께선 '공'과 불교가 허무주의를 지향하고 있지 않음을 말씀하시고,
참선을 하는 이유가 현재에 머물러 자기 자신의 힘과 에너지를 갖는 것에도 있음을 말씀하셨다. 

2주가 지난 오늘, 그 질문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깨닫고 있다.
과거와 자신이 만든 그림자, 세상의 구속에 구애받지 않는 진정한 자유로움이 '비어있음'에 있는 것을 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란 구절에서 말하고 있는 바도 이와 같다. 
마음이 그 어디에도 머무르지 아니하고, 마음을 일으키라.

불교에서의 경구는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경구와 경전이 온당한 가치를 가질 때는  한 존재가 거기에 의지해 피안으로 건너감을 돕는 순간이다.


마음에 의지하여 저 편으로 건너간 이에게는 마음이란 뗏목이 필요치 아니하다.


Posted by 청공(靑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