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4. 5. 26. 11:43

젊은 시절의 독서는 틈 사이로 달을 엿보는 것과 같고, 중년의 독서는 뜰 가운데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의 독서는 누각 위에서 달 구경 하는 것과 같다. 모두 살아온 경력의 얕고 깊음
에 따라 얻는 바도 얕고 깊게 될 뿐이다. 

少年讀書, 如隙中窺月; 中年讀書, 如庭中望月; 老年讀書, 如臺上玩月. 皆以閱歷之淺深, 爲所得之淺
深耳. 《幽夢影》

젊은 날의 독서는 전체를 보지 못해 우물안 개구리가 하늘을 보는 것과 같다. 한정된 분야의 지식
을 필요한 만큼 배워 쓴다. 중년의 독서는 전체를 포괄하여 한데 아우르고자 한다. 다만 너무 넓
어 두서가 없고 방향도 없다. 욕심을 거둔 만년의 독서는 그저 마음에 맞음을 구할 뿐이니 나는 없
고 다만 책이 있을 뿐이다. 


공부하는 사람이 책을 읽는 것은 병약한 사람이 약을 복용하는 것과 같다. 원기가 점차 회복되면
그제서야 약효가 나타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질이 조금씩 변화해야 비로소 독서한 보람이 드러
나게 된다. 

學人之讀書, 猶弱人之服藥也. 元氣漸復, 乃見藥力. 氣質漸變, 乃見書功. 《賴古堂尺牘三選結隣集》


책 읽는 보람은 금세 나타나는 법이 없다. 조급한 사람은 큰 이룸을 얻지 못하리라. 먼저 약을 거
르지 않고 성의로 먹어 잔약한 원기를 회복시켜야 병세가 호전되기 시작한다. 부족한 사람에게 공
부를 하라고 들볶기 보다 그 완악頑惡한 기질을 다듬어 성정을 돌보게 함이 낫지 않겠는가?

Posted by 청공(靑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