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5. 3. 6. 06:09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泰山雖高是亦山 (태산수고시역산)

登登不已有何難 (등등불이유하난)

世人不肯勞身力 (세인불긍노신력)

只道山高不可攀 (지도산고불가반)


- 陽士彦(양가언) -


산을 오르는 것은 쉽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산을 오르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우리네 인생이 이 보이지 않는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올라가도 얼마나 올라갔는지 모르니, 

지쳐 주저앉아서 생각하면 쉬이 뜻이 꺽여

이 산이 아닌가 싶어 포기하곤 다시 내려오기 일쑤다.


욕심과 어리석음이 숲처럼 무성히 자라나 

전망을 보일 새도 없이 가리우니 볼려고 해봐야

바로 눈 앞밖에 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이리저리 떠돌다보면 점점 힘이 빠지고 아프고 늙어간다. 

바보처럼 발 밑만 보며 걸어가는게 나을 수도 있다. 

가장 높은 산이 아니어도 자기가 정한 산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기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참을 수 없고, 

숲이 우거져 햇볕을 받지 못하면 몸도 마음도 점점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도 사람들은 산을 제오르지 못하고 뫼만 높다한다. 

Posted by 청공(靑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