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泰山雖高是亦山 (태산수고시역산)
登登不已有何難 (등등불이유하난)
世人不肯勞身力 (세인불긍노신력)
只道山高不可攀 (지도산고불가반)
- 陽士彦(양가언) -
산을 오르는 것은 쉽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산을 오르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우리네 인생이 이 보이지 않는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올라가도 얼마나 올라갔는지 모르니,
지쳐 주저앉아서 생각하면 쉬이 뜻이 꺽여
이 산이 아닌가 싶어 포기하곤 다시 내려오기 일쑤다.
욕심과 어리석음이 숲처럼 무성히 자라나
전망을 보일 새도 없이 가리우니 볼려고 해봐야
바로 눈 앞밖에 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이리저리 떠돌다보면 점점 힘이 빠지고 아프고 늙어간다.
바보처럼 발 밑만 보며 걸어가는게 나을 수도 있다.
가장 높은 산이 아니어도 자기가 정한 산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기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참을 수 없고,
숲이 우거져 햇볕을 받지 못하면 몸도 마음도 점점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도 사람들은 산을 제오르지 못하고 뫼만 높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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