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3. 10. 20. 18:11

일요일 강화도 선원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뒤늦게 모아서 정리를 해보려한다. 


1. 

우리는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선이나 불교에 깊이 빠져들면 늘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그러나 실상 참선을 하게 되면, 방향성 없이 마음의 격정에 자신을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한 곳으로 집중하여 일점에 빛을 모을 수 있다. 


인생에 정말 필요한 정신적인 힘은 바로 그와 같은 힘이 아닐까 싶다. 


2. 

산행 중에 재미있는 색깔 심리테스트도 해주셨다. 

내가 검정을 좋아하는 마지막 이유로 살이 빠져보이니까라고 하니 모든 사람들이 아주 빵 터졌다. 

지금 생각해도 좀 웃기긴 하네 ...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색과 두 번째로 좋아하는 색을 정하고, 

좋아하는 이유 세 가지를 들어보는 것이 심리테스트의 전부이다. 

난 별로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에 바꾸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3. 

또 산행 중에 배우자를 볼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인가를 이야기해주셨는데..

간단명료하고 참 좋았다. 내 생각에도 아래와 같은 기준이면 좋을 것 같다.


모든 기준에 우선하여 그 사람을 바라보았을 때 좋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공감한다. 평생 볼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어야지! 

그 다음은,


첫째, 손을 잡았을 때 느낌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성관계에 있어서 스킨십의 느낌이란 것 중요하니까

둘째, 취미가 같으면 좋다. 누구는 산에 가고 누구는 바다에 가면... 함께 하기가 어려우니 이 또한 타당하다.

셋째, 가치관이 비슷해야 좋다. 가치관이 같더라도 판단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것에서 합의가 있으려면 가치관이 같을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4.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 사람은 남들과 다른 느낌을 풍긴다.

흔들리지 않고, 확신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경쟁하느라 쓸모없는 곳에 힘을 쓸 때에..

자기 자신을 부단히 단련하고 변화시킨다. 결국 다른 사람이 걷는 동안 뛰는 꼴이 된다. 

성공할 수 밖에 없다. 


꼭 성공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을 바람직하다. 



5. 

깨달은 사람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깨달음을 얻으면 밍숭맹숭한 맹물이 될 것이라고 보통 사람들은 생각하나, 

실은 달라지는 바가 없다. 슬픔을 느낄 때 오롯이 슬프고, 기쁠 때 오롯이 기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누구보다 더 진실되게 격한 반응을 보이신다고 한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어느새 밝은 얼굴로 웃으신다고..


우리는 평소 슬프거나 기쁜 것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억누르기 때문에 나머지 감정이 무의식으로 간다.

이 것을 처리하기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든 일이다. 방을 깨끗이 치우려고 창고에다가 무작정 집어넣는 것과 같다.

다시 찾으려면 그 어두컴컴한 창고로 들어가서 찾으려니 눈에 의지할 수 없고, 손과 발의 느낌으로 찾아야 한다. 

혹 위험한 물건이라도 두는 날에는 우연히 들어갔다 다치거나, 창고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마음의 눈을 항상 뜨고 살아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기쁜 마음도, 슬픈 마음도, 미운 것도, 사랑하는 것도 미루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이 내놓는 말과 행동과 생각과 감정에 다른 것이 딸려나오지 않도록 자신의 내면을 잘 갈무리하고 

깨끗하게 치워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참선을 하고, 기도를 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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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공(靑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