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2013. 12. 16. 10:30

20세기 초 독일의 막스 뮐러는 "하나의 종교를 아는 사람은 종교를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불교와 서양 문명 간의 교류는 이백년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서구문명의 유입에 비해 동양 전통 철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오늘의 키워드 : 붓다(buddha), 불교, 전파과정 


1. 부처님의 탄생과 불교의 태동


붓다의 탄생과 불교의 태동은 기원전 6세기, 갠지스강 유역에서 시작되었다. 

그 당시 인도의 종교를 설명하자면 힌두교가 주요종교로서 힌두교의 브라만의 고유 텍스트(text)인 '베다'가 전승되고 있었다. '우파니샤드'는 베다에 포함되는 문헌이며, 간디가 즐겨 읽었고 또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문헌은 '바가바드 기타'이다. 

이러한 텍스트에 접근할 수 있고 향유하는 계급은 브라만(또는 브라흐만)이라는 사제계급이었다. 브라만의 뜻은 산스크리트어로 힘을 뜻하며, 힌두교에서 우주의 본체라고 여겨진다. 또한 사제로서의 브라만은 바라보는 자(seer)라고 할 수 있다. 

붓다가 태어날 당시 인도는 기존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인 농경사회에서 점차 도시가 발달하고, 도시 간 무역을 담당하는 상인[각주:1]과 장자[각주:2]가 나타나는 등의 사회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집을 떠나 진리를 찾는 출가 수도승인 사문(Sramana, 영어로는 wonderer) 계급이 등장하였다[각주:3]


- 인도에서 철학이란 앎이나 배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붓다, 고타마 싯다르타(Gautama Siddharta)는 카필라 바스트(가필라 성)이란 석가(Sakya)족의 작은 도시국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이름은 '숫도다나(깨끗한 법을 가진자: 정반왕)'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마야(maya)'이다. 어머니인 마야가 45세에 아이를 가지게 되었는데, 태몽으로 코끼리가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코끼리는 인도 전역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는 동물이며, 옆구리로 들어온다는 것은 신적인 요소를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붓다가 태어난 이야기도 주목할만하다. 마야가 출산을 위해 친정을 가던 중 나무를 잡을 때, 왼쪽 옆구리[각주:4]로 태어난 붓다는 일곱 걸음을 뗀 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일컫었다고 전해진다. 


붓다가 말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의미는 광오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이 이야기도 사실이기보다 후에 사람들이 넣은 이야기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불교의 의미와 삶의 비밀을 캐는 종교로서의 불교를 생각했을 때, 유신론적 종교가 아닌 실존적 종교이므로 자기 자신에서 출발한다는 말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나와 너, 그리고 세상은 연기법에 의해 구성된다. 그러므로 구원은 나에서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구원하는 것이다. 


왕자로서의 삶을 살던 고타마 싯다르타에게 인간 세상의 안 좋은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 한 숫도다나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타마가 성밖으로 나간 일은 '사문유관'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고타마는 노인과 병자, 죽어버린 시체, 그리고 사문을 보게 된다. 그 후 아들을 낳았는데 아들의 이름을 '라훌라(장애)'라 짓는다. 


사문유관 이후, 출가를 한 고타마는 스물아홉부터 서른다섯에 걸쳐 6년 동안 사문으로서의 수행을 거쳤다. 사문의 최상의 경지에 올랐다고 전해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가지 고행을 하셨다고 한다. 호흡을 멈추거나 굶는 수행을 하시고, 쾌락과 고행의 극단에 도달하셨으나 세상에 대한 이해를 얻지 못하였다. 


이에 부처님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고 수행을 다시 시작하시려 수자타란 어린 소녀가 공양한 우유죽을 드시곤 몸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셨다.[각주:5] 그리곤 부다가야(Buddha gaya)의 보리수 아래서 저녁에 명상을 드셔서 다음날 동이 틀 때 깨달음을 얻으시고 나흘 간 생각에 잠기셨다. 


그리곤 바라나시(Varanasi)로 가셔서 다섯 명의 사문에게 설법을 하셨는데, 이를 '초전법륜'이라고 한다. 이후 45년동안 인도 전역에서 설법을 하시고 쿠시나가라(Kuśinagara)에서 '열반(Nirvana)'에 이르셨다. 열반이란 '청량', 불을 끄다(extinguish)라는 의미이다. 즉, 번뇌의 불을 끄셨음을 뜻한다.

 

돌아가시면서 부처님은 "나를 보지 말고 진리를 보아라"라고 말씀하셨다. 이후 부처님의 족적을 나긴 것은 백년이 지난 후였고, 불상이 생긴 것은 삼백년이 지나고였다. 부처님의 열반 이후로 불교의 학문적 발전이 있었으며, 기원전 3세기경 '아쇼카'왕이 인도를 통일한 후에 불교는 아래로는 스리랑카, 서쪽으로는 그리스까지 전파되었다. 


부처님의 말씀과 행적을 적은 경전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은 숫타니파타이며, 이후로 법구경, 아함경(nikāya)[각주:6] 등 많은 불경들이 편찬되었다. 



※ 힌두교와 불교가 바라보는 윤회의 차이점 

- 힌두교의 윤회는 '누에가 이파리를 먹는 것'과 같다. 윤회하는 주체인 나(누에)가 매 생애마다 이파리를 먹는 것이다. 반면 불교에서의 윤회란 '불타는 장작'에 비유될 수 있다. 이 생은 장작을 태우는 불꽃과 같으며, 다 타버린 재는 전체 속으로 회귀한다. 

- 부처님은 윤회에 대하여 "형이상학적인 것을 묻지 마라"라고 하셨다. 이는 증명(proof)할 수 없는 것이며, 윤회와 내세를 묻는 것은 지금의 나를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생애에서 업(karma)가 있는 이유는 행위를 통해 더 나은 상태가 되기 위함이며, 윤회가 있다하더라도 다음의 생의 나는 내가 아니다. 불교에서의 수행은 이 생에서의 깨달음과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부처님을 부르는 다양한 이름

- Buddha : 깨달은 자 = 각자(覺者)

- 불(佛) : 사람이 아닌 자

- 석가모니(Sakya muni) : 석가 족의 성자

- 대웅(大雄: mahabira)

- 여래(如來) : 이렇게 온 사람(Tathagata, Thuscome)




[서울대학교 조은수 교수님의 불교철학 내용을 정리한 것임을 밝힙니다. 도용 및 복사를 불허합니다.]



  



  1. 도시를 이동하며 사상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였다. [본문으로]
  2. 상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유지를 일컫는다. [본문으로]
  3. 이러한 상업의 발달로 인한 철학의 발전은 16~17세기 경의 네덜란드에서도 볼 수 있다. 당시 상업이 발달한 네덜란드에는 칸트와 헤겔 등의 철학가들이 모였고, 사람들은 철학을 듣고 배우려 하였다. [본문으로]
  4. 태몽에서와 같이 정상적인 산도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은 신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본문으로]
  5. 불교는 '몸'을 부정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6. 약 200년 후에 적혀졌다고 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청공(靑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