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4. 5. 23. 08:39

모든 일에 심각한 것은 좋지 않지만 독서만은 심각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일에 욕심 사나
운 것은 마땅치 않아도 책 사는 일만은 욕심 사납지 않을 수 없다. 온갖 일이 멍청한 것은 적절치
않아도, 선을 행함에 있어서는 멍청하지 않을 수 없다. 

凡事不宜刻, 若讀書, 則不可不刻; 凡事不宜貪, 若買書, 則不可不貪; 凡事不宜痴, 若行善, 則不可不
痴. 《幽夢影》

심각하게 심혈을 기울여 책을 읽고, 좋은 책이 있거든 돌아보아 따지지 말고 힘겹게 사두며, 좋은
일은 바보 소리를 듣더라도 기쁘게 행할 일이다. 탐욕과 각박함, 그리고 멍청함이 도리어 미덕이
될 때가 있다. 


정이 많은 사람은 죽고 사는 것을 가지고 마음을 바꾸지 않고,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춥거
나 덥다고 해서 주량을 고치지 않으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바쁘거나 한가하거나 책 읽기
를 중단하지 않는다. 

多情者, 不以生死易心; 好飮者, 不以寒署改量; 喜讀書者, 不以忙閑作輟. 《幽夢影》

그는 푸른 마음을 지녔으므로 상황의 변화에 휩쓸려 이랬다 저랬다 하는 법이 없다. 술을 좋아하
는 사람은 계절에 관계 없이 늘 자신의 주량만큼 술을 마신다. 책을 좋아 하는 그는 바쁠 때는 책
을 잊고 살다가 조금 한가로워지면 그제서야 책을 찾는 그런 독서를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비록
그것이 술일지라도 항상됨을 지니는 마음가짐이라야 한다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5. 15. 15:30

 이유태 李惟泰, 1607-1684

맑은 창가 책상 닦아 먼지 하나 없는데
고요히 앉아 마음 맑히니 의미가 참되어라.
만약에 끊임없이 공부할 것 같으면
어이해 옛사람에 미치지 못하리오.

明窓淨几絶埃塵 默坐澄心意味眞
若使工夫無間斷 如何不及古之人

조카에게 공부를 권면하며 지어준 시다.
명창정궤(明窓淨几) 묵좌징심(默坐澄心)
그 뜻이 맑고 깊다.
창으로는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책상은 깨끗이 닦아 먼지 한 점 없다.
그 앞에서 나는 말없이 앉아 내 마음을 맑게 해바라기한다.
고요히 내면을 응시하니 그 맛이 참 달다.
이처럼 쉼 없이 마음 공부를 닦고 또 닦는다면 옛사람에 미치지 못할까 근심할 이유가 없다.
그들도 다 너 같은 보통 사람이었더니라.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그렇게 되어야지 하거라.

생각만 해서도 안 되고 그리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 한시 삼백수 7언절구 편/ 정민 평역 p 412~413>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4. 12. 19:28


'사랑'

현대어의 ‘사랑’은 15세기에 ‘랑’이었다. 그런데 15세기의 ‘랑’은 현대국어의 ‘애(愛)’의 의미만을 가진 것이 아니라 ‘사(思), 모(慕)’의 의미도 가지는 다의어였다. 그런데 오히려 현대국어의 ‘사랑’의 의미보다는 ‘생각’의 의미를 가진 경우가 더 많은 예를 보이고 있다. “손 머리 갓고 묏고래 이셔 道理 랑더니<1447석보상,6:12b>, 블 救 道 기피 랑니<1459월인석,12,24a>”. ‘사랑’이 ‘사(思)’의 의미를 유지하는 것은 17세기까지도 이어진다. “아 狼狽던 처어믈 ‘랑호니 그젯 이리 녯 님그믜 敗亂과 다니라<1613두시중1,9a>”. ‘랑’은 어디에서 왔을까? 몇몇 사람들은 ‘랑’을 중국의 백화문 ‘량(思量)’과 관련을 지어서 설명한다. ‘량’은 ‘깊이 생각하며 헤아린다’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랑’과 의미와 소리가 유사하여 연관성을 추측해 볼 수도 있으나, ‘량>랑’의 변화를 쉽게 설명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랑’의 의미는 ‘사(思)>모(慕)>애(愛)’의 변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랑’의 의미가 왜 이런 변화를 보였을까? 15세기에 ‘사(思)’의 의미를 가진 단어로는 ‘랑’ 외에 ‘각’도 있었다. “如來ㅅ 일후믈 잠 각면<1447석보상,9:12b>, 녜 스승의 쵸 각야<1459월인석,7,45a>, 어딘 사믄 조각을 아라 일 각호매 셩실케 고<1517번소학,8,11b>”. 그리고 ‘애(愛)’의 의미를 가진 단어로는 ‘랑’ 외에 ‘다, 괴다’가 있었다. “도 혜·요매 俊邁·호:고 總角 저·긔 聰明·호 ·다·라<1481두시초24,62a>, 아바 재宮을 샤 高平에 아니 가시면 配天之業이 구드시리가<1447용비가,93>, 괴·여 爲我愛人而 괴· 爲人愛我<1446훈민해,48>, 효 臣下ㅣ 님금 괴이와 政化ㅣ 어그르처<1481두시초03,70b>”. 그런데 ‘사랑하다’의 의미를 가진 ‘괴다’와 ‘다’는 16세기 이후 소멸한다. ‘괴다’는 웃사람이 아랫 사람을 사랑하는 것, 즉 총애하는 것이고, ‘다’는 남녀간에 사랑하는 것을 지칭하는 단어로 보인다. 그러나 그 자리를 ‘랑’이 담당하면서 ‘랑’은 ‘애(愛)’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랑’이 가지고 있던 ‘사(思)’의 의미는 ‘각’이 담당하게 된다. 17세기 이후 ‘랑’이 ‘애(愛)’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이다. 이후 ‘랑’은 의미변화 없이 현대국어에 이른다.  


※ 본 내용은 국립국어원 온라인 국어생활종합상담(링크 클릭)에 답변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는 푸른 마음을 지녀(정민 교수님 홈페이지 '청언소품' 2014.05.22)  (0) 2014.05.23
공부  (0) 2014.05.15
'마음'의 어원  (0) 2014.04.12
'몸'의 어원  (0) 2014.04.05
동영상 : DREAM(created by Mateusz M.)  (0) 2014.02.07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4. 12. 19:27


'마음' 


마음은 언어로 나타난다. 따라서 마음은 본디 말의 뜻을 지니는 말일 수 있다. ¶ (心):  空寂을 아라 六塵의 더러요 닙디 아니야<金剛2>, (心): 病니 보시고  내시니<曲44>. 어근은 ‘()’이다. 말의 고형은 ‘묻’이다. 묻다(問), 묻그리(占)의 ‘묻’이 말의 고형이다. mujirən(心)<滿>, mujin(志)<滿>, mudan(音, 聲, 音響)<滿>. 어근 muj, mud은 mut이 조어형이다. 마음, 뜻(心, 志)이란 말이 소리(mudan)란 말과 동원어(同源語)임을 알 수 있다. <月23:73>이 심장(心臟)의 뜻으로 쓰이기도 했다.  
(출처: 서정범, “국어어원사전”).  


(추가 답변)

어원을 파악하시는 데에 앞서 알려 드린 책들이나 김민수 편 “우리말 어원사전”, 최기호의 “사전에 없는 토박이말 2400”, 조항범의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등과 같은 어원 자료들을 두루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본 내용은 국립국어원 온라인 국어생활종합상담(링크 클릭)에 답변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부  (0) 2014.05.15
'사랑'의 어원  (0) 2014.04.12
'몸'의 어원  (0) 2014.04.05
동영상 : DREAM(created by Mateusz M.)  (0) 2014.02.07
조정래 : Who Am I 강연 中  (0) 2014.02.07
Posted by 청공(靑空)
종교2014. 4. 12. 18:29




어떤 사람들은 로마의 주교가 왜 프란치스코로 불리기를 원했는지 알고 싶어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프란치스코 드 살을 떠올렸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라고 여기기도 했습니다.

제가 그 사연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교황 선거 때 제 옆에는 상파울로 전 대교구장이자 성직자성 전 장관인 클라우디오 후메스 추기경님이 계셨습니다

훌륭한 벗, 훌륭한 벗입니다.

(선거) 상황이 좀 위험해지자 그분은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득표수가 2/3를 넘어서자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교황이 뽑혔기 때문입니다.

 

그 추기경님께서는 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시면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십시오.”

그 말씀이 여기(머리)에 들어왔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자 금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전쟁들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마지막 한 표까지 개표가 이어졌습니다...

바로 평화의 사람 프란치스코입니다.

이렇게 제 마음 속에 그 이름이 들어왔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제게는 ... 가난의 사람, 평화의 사람, 피조물을 사랑하고 지키는 사람입니다.

지금 우리는 피조물과 그리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평화의 정신을 우리에게 주는 사람, 가난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저는 가난한 교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원합니다.



1차 출처 : <National Catholic Reporter>의 Pope Francis: 'I would love a church that is poor' 기사에 있는 동영상 Why the pope chose the name Francis(3:12min)

2차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Posted by 청공(靑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