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2013. 10. 14. 22:03


제자의 불평:

"이야기는 곧잘 해 주시면서 그 뜻을 밝혀 주시는 일은 통 없으시네요."


스승의 대답:

"누가 너에게 과일을 권하면서, 제가 먼저 씹어 맛을 보고서 준다면, 너는 좋겠느냐?"


너 대신 

<너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스승이라도.



출처: Anthony de Mello S.J. (1983) 정한교 역. THE SONG OF THE BIRD(종교박람회). 분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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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공(靑空)
종교2013. 10. 14. 12:58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응당 머무르는 바 없이 마음을 일으켜라."


오늘 4주에 걸쳐 불교철학 강의를 듣고 책걸이 겸 교수님들과 함께 자리를 가졌다. 
마지막 주 강의에서 나는 교수님께 내 스스로 이해하는 '공(空)'에 대하여 말씀드리곤 
그 사상이 줄 수 없다고 느껴지는 것에 대하여 여쭤보았다. 

교수님께선 '공'과 불교가 허무주의를 지향하고 있지 않음을 말씀하시고,
참선을 하는 이유가 현재에 머물러 자기 자신의 힘과 에너지를 갖는 것에도 있음을 말씀하셨다. 

2주가 지난 오늘, 그 질문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깨닫고 있다.
과거와 자신이 만든 그림자, 세상의 구속에 구애받지 않는 진정한 자유로움이 '비어있음'에 있는 것을 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란 구절에서 말하고 있는 바도 이와 같다. 
마음이 그 어디에도 머무르지 아니하고, 마음을 일으키라.

불교에서의 경구는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경구와 경전이 온당한 가치를 가질 때는  한 존재가 거기에 의지해 피안으로 건너감을 돕는 순간이다.


마음에 의지하여 저 편으로 건너간 이에게는 마음이란 뗏목이 필요치 아니하다.


Posted by 청공(靑空)
글귀2013. 10. 13. 21:49


1100원

집에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주운 백원.

기대도 안했는데
천원 싸게 산 잘익은 토마토.

바라지도 않았는데 온 기쁨
내 삶,
하늘과 땅,
사랑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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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공(靑空)
글귀2013. 10. 13. 21:46


회향


별빛마저 숨 죽이는 새벽
그대의 안뜰에 고요히 비가 내린다

손님이 오지 않는들 어떠랴
그대의 문 활짝 열려 있다면

그리운 바다가 있다는 건
내리는 빗방울에겐 축복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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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공(靑空)
일상2013. 10. 13. 21:41


오늘 환산스님과의 차담에서 생각나는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스님께서 절엔 세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셨다.


첫번째, 깨달은 사람이 깨달은 사람을 보았을 때에는 말을 하지 않아도 절을 하지 않아도 보기만 하여도 모든 것이 통하여 절이 필요없어진다.

두번째, 깨달은 사람을 보았고 모든 것이 통하였지만 그저 하나의 행위로서 하는 절이 있다.

마지막으로 깨닫지 못한 이가 공경의 의미로 알맹이가 없는 하나의 예로서 하는 절이 있다. 
이 경우에는 실제적으로 깨달음의 불꽃이 전해지지 않았음으로 피상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극한 존경의 의미로 절을 드린다.


아직 까마득히 멀다. 그러나 지금 절을 드린다. 
부족한 마음을 모으고 모아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절을 드린다.
내 인생에서 이와 같은 분은 만나게 되었음은 하늘이 도우심이고, 계심이 큰 축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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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공(靑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