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5. 2. 7. 17:51

 

 

"Das Böse kann nicht banal und radikal zugleich sein. 

Das Böse ist immer nur extrem, niemals radikal. 

Tief und radikal ist immer nur das Gute."

 

악함은 평범하며 동시에 근본적일 수 없다. 악함은 항상 극단적일 뿐이며, 근본적이지 않다. 오직 선함만이 깊고 근본적일 수 있다. 
- Hannah Arendt (2012) 중에서


https://de.wikipedia.org/wiki/Radikalismus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5. 1. 21. 01:24

어느 수업에서 한 남자대학생이 말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저는 페이스북 같은데서 올라오는 정치적인 내용들이 싫어요."


나는 이러한 생각이 우리 사회에서 주어지는 스트레스에 대한 회피라는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어느샌가 사석에서도, 지인들 간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치적인 이야기, 진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 되었다. 


사회가 주는 문제의 짐이 무겁고, 내 앞가림하기 벅찰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개인적 차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에, 공공의 문제를 생각하고 개선해나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문제에만 매몰되어 있을수록.. 공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은 줄어든다. 대한민국 사회에 팽배한 이기주의가 낳은 결과가 작금의 현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새 법과 제도에 대한 믿음조차 옅어져가는 듯 하다. 이럴수록 시민 개개인의 공적 참여가 늘어나야 하고, 올바른 가치와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 스스로 자문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언제 어느 곳에서 우리가 우리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가를...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11. 10. 16:27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그대, 편안히 깊은 잠에 들지 마오.
나이 든 이는 하루가 끝나감에 분노하고 소리쳐야 함이 마땅하오.
저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시오.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지혜로운 이들은 마지막 날에 결국 이 어둠이 당연함을
그들의 말이 번개처럼 번쩍이지 못하였음을 알기에,
편안히 깊은 잠에 들 수 없다오.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착한 이들은 인생의 끝물에 자신의 유약한 지난 날에
푸른 바다의 끝에서 춤을 췄다면 얼마나 빛났을까 생각하며 울 뿐이오.
그러니, 편안히 깊은 잠에 들지 마오.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거칠은 이는 날아가는 태양을 보며 찬양하나
결국 태양을 저무는 것임을 슬퍼하며 배우고는,
편안히 깊은 잠에 들 수 없다오.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그러나 임종을 앞둬 두 눈이 먼 이의 
캄캄한 눈동자는 유성처럼 찬연히 불타오르니
그대여, 저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시오.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그리고 나의 하느님. 너무나도 슬프신 우리 아버지시여. 
기도드리오니 당신의 넘치는 눈물로 저를 축복해주소서. 
그리하여 편안한 깊은 잠에 들지 않게 하시고,
꺼져가는 빛을 위하여 분노하고 또 분노하게 하소서. 
 

Dylan Thomas1914 - 1953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9. 17. 17:08
'맛'이 안으로 배이면 '멋'이 된다. 


무언가를 생각하고 겪으면서 안으로 천천히 맛이 배일 때까지 시간을 주지 않으면, 
나만의 멋이 생길 수 없다.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9. 14. 23:32


저것이 조선의 하늘이다. 저 하늘을 열어젖힌 것은 백만대군의 창검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꿈이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는 희망이었다. 
자랑스러운 삼한의 백성들이여 이제 다시 꿈을 꾸자 

저 드높고 푸른 하늘 아래
이 아름다운 강토 위에 민본의 이상을 실현하고 
백성 모두가 군자가 되어 사는 대동의 세상을 만들자. 

나 정도전, 그대들에게 명하노라. 

두려움을 떨쳐라. 
냉소와 절망, 나태한 무기력을 혁파하고 저마다 가슴에 불가능한 꿈을 품어라. 
그것이 바로 그대들의 대업, 진정한 대업이다.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6. 28. 21:52


"언제나 똑같은 방식으로 한결같은 상태로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는 이들이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인 반면에, 

그건 파악하지 못하면서 잡다하고 변화무쌍한 것들 속에서 헤매는 이들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니..."


지금 나는 잡다하고 변화무쌍한 마음 안에서 헤매고 있다. 

힘에 겹다. 


어린 시절, 부르던 성가가 생각난다. 


"주여, 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당신 앞에 나아가리라.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주여."


혼자 살아가다보면 내 안으로 들어가 스스로 가두고 상처받는 때가 온다. 

내가 어떻게 될까 두려워서 그런거다. 

그런 작은 사람이 되고 싶진 아니하나.. 내 아픈 마음을 어루만질 길이 없다. 

누구에게 손을 내밀까? 


그럴 때에는 내 안의 주님께 나아가야 한다. 

다치고 겁먹은 내 안의 아이가 어쩔 줄 모르고 있으니...

오롯이 주님께 맡기고.. 내 뜻을 내려놓아야 한다. 

호수(세상)의 파도에서 두려워하던 사제들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 그리도 믿음이 없느냐, 두려워 말라"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6. 27. 19:51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올곧음을 지키지 못하는데 무얼 할 수 있겠는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5. 27. 12:16


옛 사람은 겨울을 세 가지 남는 여가라고 했지만, 나는 마땅히 여름으로 세 가지 나머지로 삼는
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밤의 나머지이고, 밤에 앉아 있는 것은 낮의 나머지이며, 낮에 잠자는
것은 인사人事에 응수하는 나머지이다. 옛 사람의 시에, “나는 여름 해가 긴 것을 사랑한다. 我
愛夏日長”이라 한 것은 참으로 거짓이 아니다. 

古人以冬爲三餘. 予謂, 當以夏爲三餘: 晨起者, 夜之餘; 夜坐者, 晝之餘; 午睡者, 應酬人事之餘. 故
人詩云 “我愛夏日長”, 洵不誣也. 《幽夢影》

삼국시대 위나라 사람 동우董遇는 좇아 배우던 자가 시간이 부족함을 괴로워 하자 이렇게 말했다.
‘마땅히 세 가지 나머지에 해야 할 것이다. 겨울은 한 해의 나머지이고, 비오는 날은 개인 날의
나머지이며, 밤은 한낮의 나머지이다.’ 글을 읽는 자는 마땅히 이를 새겨 둘 일이다. 

董遇見從學者苦渴無日, 遇曰: ‘當以三餘: 冬者歲之餘, 雨者晴之餘, 夜者日之餘.’ 讀書者當作此
觀. 《讀書十六觀補》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하지 말라. 책 읽을 여가가 없다고 말하지 말라. 농사일에 힘 쏟아 바쁜 중
에도 책 읽을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겨울에 농사 일이 한가로워 지면 그때에 읽고, 날이 흐려 들
일을 나갈 수 없게 되면 그때 읽으며, 낮에는 나가 일하고 밤에는 등불을 밝혀 놓고 읽을 수가 있
다. 흐린 날과 겨울철에는 하루 종일 책만 읽을 수도 있으니, 책 읽을 시간이 없지 않고, 책 읽을
마음이 없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책을 읽는 데는 때를 가리고 장소를 가릴 것이 없다. 겨울은 겨울대로, 여름은 여름대
로 책 읽는 기쁨은 언제나 새롭다. 더운 해가 떠오르지 않은 여름 새벽, 한낮의 열기가 식은 여름
밤은 독서의 기쁨을 배로 늘여 준다. 여름 해는 길고, 겨울 해는 짧다. 여름 낮에 낮잠을 청하는
까닭은 새벽과 밤을 기다리는 까닭이다. 

마음이 길을 만들지요.
마음이 달아난 자리에 핑계가 들어섭니다.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5. 26. 11:43

젊은 시절의 독서는 틈 사이로 달을 엿보는 것과 같고, 중년의 독서는 뜰 가운데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의 독서는 누각 위에서 달 구경 하는 것과 같다. 모두 살아온 경력의 얕고 깊음
에 따라 얻는 바도 얕고 깊게 될 뿐이다. 

少年讀書, 如隙中窺月; 中年讀書, 如庭中望月; 老年讀書, 如臺上玩月. 皆以閱歷之淺深, 爲所得之淺
深耳. 《幽夢影》

젊은 날의 독서는 전체를 보지 못해 우물안 개구리가 하늘을 보는 것과 같다. 한정된 분야의 지식
을 필요한 만큼 배워 쓴다. 중년의 독서는 전체를 포괄하여 한데 아우르고자 한다. 다만 너무 넓
어 두서가 없고 방향도 없다. 욕심을 거둔 만년의 독서는 그저 마음에 맞음을 구할 뿐이니 나는 없
고 다만 책이 있을 뿐이다. 


공부하는 사람이 책을 읽는 것은 병약한 사람이 약을 복용하는 것과 같다. 원기가 점차 회복되면
그제서야 약효가 나타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질이 조금씩 변화해야 비로소 독서한 보람이 드러
나게 된다. 

學人之讀書, 猶弱人之服藥也. 元氣漸復, 乃見藥力. 氣質漸變, 乃見書功. 《賴古堂尺牘三選結隣集》


책 읽는 보람은 금세 나타나는 법이 없다. 조급한 사람은 큰 이룸을 얻지 못하리라. 먼저 약을 거
르지 않고 성의로 먹어 잔약한 원기를 회복시켜야 병세가 호전되기 시작한다. 부족한 사람에게 공
부를 하라고 들볶기 보다 그 완악頑惡한 기질을 다듬어 성정을 돌보게 함이 낫지 않겠는가?

Posted by 청공(靑空)
생각2014. 5. 23. 08:39

모든 일에 심각한 것은 좋지 않지만 독서만은 심각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일에 욕심 사나
운 것은 마땅치 않아도 책 사는 일만은 욕심 사납지 않을 수 없다. 온갖 일이 멍청한 것은 적절치
않아도, 선을 행함에 있어서는 멍청하지 않을 수 없다. 

凡事不宜刻, 若讀書, 則不可不刻; 凡事不宜貪, 若買書, 則不可不貪; 凡事不宜痴, 若行善, 則不可不
痴. 《幽夢影》

심각하게 심혈을 기울여 책을 읽고, 좋은 책이 있거든 돌아보아 따지지 말고 힘겹게 사두며, 좋은
일은 바보 소리를 듣더라도 기쁘게 행할 일이다. 탐욕과 각박함, 그리고 멍청함이 도리어 미덕이
될 때가 있다. 


정이 많은 사람은 죽고 사는 것을 가지고 마음을 바꾸지 않고,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춥거
나 덥다고 해서 주량을 고치지 않으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바쁘거나 한가하거나 책 읽기
를 중단하지 않는다. 

多情者, 不以生死易心; 好飮者, 不以寒署改量; 喜讀書者, 不以忙閑作輟. 《幽夢影》

그는 푸른 마음을 지녔으므로 상황의 변화에 휩쓸려 이랬다 저랬다 하는 법이 없다. 술을 좋아하
는 사람은 계절에 관계 없이 늘 자신의 주량만큼 술을 마신다. 책을 좋아 하는 그는 바쁠 때는 책
을 잊고 살다가 조금 한가로워지면 그제서야 책을 찾는 그런 독서를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비록
그것이 술일지라도 항상됨을 지니는 마음가짐이라야 한다

Posted by 청공(靑空)